노마드해리 스토리프레스  <meta charset="" /> 노마드해리 The Nomad Harry Show

근면과 검약이 곧 자본 – 정주영,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작은 일에 성실한 이를 보고 우리는 큰 일에도 성실하리라 믿는다. 작은 약속을 어김없이 지키는 사람은 큰 약속도 틀림없이 지키리라 믿어준다.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큰 일에도 최선을 다하리라 믿는다.”

내가 현저동 산꼭대기 셋방에서 신당동으로 옮겨 쌀 가게를 할 때도, 하나씩 둘씩 서울로 온 내 동생들을 데리고 아내는 쌀도 팔고 두부도 팔면서 나름대로 가용 돈을 벌었다.

그러나 6.25 동란 때 부모님을 모시고 왔을 때 신설동에 한옥을 사서 옮겼는데, 20여 명의 대가족으로는 돌아눕기도 힘들게 좁아 돈암동의 좀더 큰 집으로 이사를 했다.

당시 아도서비스 자동차 수리 공장은 종업원이 60여 명이나 되는 꽤 큰 회사였지만, 나는 아침 밥상에 김치 한 가지와 국 한 대접 이상의 반찬을 용납하지 않았다.

어머니와 아내는 그 많은 종업원들의 식사를 매일 공장으로 머리에 이어 날랐다.

고향에서 소학교 다닐 때 어머님은 학교가 파해 돌아온 나를 잡아 밭이랑을 정해 주며 깨밭을 매라고 하시곤 했었다.

조밭가에 깨를 심어 깻잎 냄새 때문에 소가 조밭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애써 번 돈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애써 지은 조밭 농사를 소를 불러들여 망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아버님은 농한기 겨울에도 새벽에 삼태기를 들고 나가서 쇠똥, 개똥을 주워다 거름으로 쓰셨고, 어머님은 어머님대로 할아버님 서당 앞에 오줌통을 놓아 서당 아이들 오줌을 모으셨다.

빗나가기 좋아하는 그 나이 서당 아이들이 일부러 다른 데다 소변을 보면 어머님이 볶은 콩을 나누어주며 달래기도 하셨다.

아버님은 멀리 마을에 가 계시다가도 소변이 마려우면 반드시 집에 오셔서 거름을 보탰었고, 어머님의 누에치기는 먼 골짜기에서 산뽕잎을 따다 먹이면서도 항상 남보다 많은 양을 내셨다.

언제인가 TV에서 어느 산골 청년의 생활을 소개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그 산골 청년의 말이 감동적이고 아름다웠다.

“친구 중엔 도시에 취직해 월급이 몇 십만 원이나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데 그 월급을 이리저리 쓰고 단 10퍼센트도 저축을 못 한답니다. 나는 그 친구들에 비하면 수입은 절반도 채 안 되지만 그래도 매달 반 이상을 저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처럼 열심히 일하면 머지않은 장래엔 내가 그 친구들보다 훨씬 잘살 거라고 믿어요.”

어린아이를 안은 젊은 아내 앞에서 확신에 차 말하던 그 청년의 말이 옳았다.

열심히 일하고 착실히 절약하면 게으르고 낭비하는 사람보다 훨씬 잘살 수 있다.

나는 주변 사람한테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 있으니 자본을 빌려 달라는 부탁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그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자본이 없는 게 아니라 신용이 없는 것입니다. 사람 됨됨이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당신한테 돈을 빌려주어도 된다는 확신이 들만한 신용을 쌓아놓지 못했기 때문에 자금 융통이 어렵다는 말입니다. 당신이 일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신용만 얻어놓았다면 돈은 어디든지 있습니다.”

그렇다.

신용이 곧 자본이다.

그 사람은 착실하다, 성실하다, 정직하다는 신뢰만 얻으면 그것을 자본으로 자신의 생애를 얼마든지 호가대,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

나는 장사도 기업도 돈이 있으면 더욱 좋고, 돈이 없어도 신용만 있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체험으로 안 사람이다.

과거에 한 번 사기를 친 사람은 올바른 말을 해도 사기꾼 대접밖에 받지 못한다.

이것은 개인이나 기업이나 다 마찬가지이다. 개인으로서 쌓은 신용이 작은 사업을 시작하게 하고, 작은 사업으로 다진 신용이 보다 큰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게 하고, 중소기업을 대기업으로, 대기업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 발전시켜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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