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표 값도 올랐는데, 팝콘세트가 8,000원이라는 사실은 묘하게 현실을 각성시킨다. 팝콘은 여전히 가볍고, 콜라는 여전히 탄산이 강한데, 가격만 어른이 됐다. 극장에 들어서기 전까진 “오늘은 영화 보러 왔다”였는데, 매표소를 지나 팝콘 코너 앞에 서는 순간 “소비를 하러 왔구나”로 생각이 바뀐다.
그래도 사람들은 산다. 정확히는 영화관에서만 허락되는 사치라서다. 집에서 전자레인지에 돌린 팝콘과는 다른, 불을 끄고 스크린이 켜질 때만 정당화되는 맛. 8,000원은 팝콘의 값이 아니라, 두 시간 동안 일상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의식의 입장료에 가깝다.
그래서 CGV 팝콘세트 8,000원은 비싸다기보다 솔직하다.
“영화는 혼자 봐도 되지만, 팝콘은 그래도 함께 씹자”
그 정도의 합의금.
문제는 팝콘이 아니라, 우리가 그 합의에 너무 익숙해졌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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