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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헤세 싯다르타 , 명동 길 위에서 만난 바수데바 인생 새 지평을 열다

헤르만헤세 싯다르타 , 대표적인 작품이지만 싯다르타는 어쨌든 소설이다. 소설에서 바수데바 인물은 싯다르타 인생의 지평을 넓혀주는 인물이다. (스포일러)

분명히 이건 소설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바수데바 같은 인물은 존재했다.

그 소설을 읽은 나에게도. 싯다르타 본인이 그랬던 것처럼.

시작은 이랬습니다.

나의 인생도서 헤르만헤세 싯다르타 책을 여러 번 읽고나서 찾아왔습니다.

사실 헤르만헤세 싯다르타는 처음 읽었을 때는 아주 단순한 진리만 보였습니다.

생각하고, 단식하고, 기다릴 줄 안다고 했던가? 이 책은 여러 번 읽었을 때 진가가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헤르만헤세 싯다르타 책을 읽고서 달라진 점은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는 존재들을 깨달은 것이었어요.

우리는 강의를 해주거나, 책을 출간하거나, 신뢰지표를 이용해서 추상적인 개념(성공, 실패 등)을 파는 사람을 흔히 스승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들만이 유일하게 우리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존재라고 여기는 것이죠. 좋습니다. 검증된 사람에게 배운다는 건 좋은 것이죠.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경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영향을 받아 배움의 편식이 일어날 수 있어요. 또 우월의식에 갇혀 진짜 현실을 등한시하게 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인생은 짧습니다. 유한합니다. 내가 배울 수 있는 사람이 소수의 몇 사람으로 줄어든다면 배움의 가능성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배움 그리고 깨달음은 매번 찾아오는 게 아니죠. 인생을 바꿀 만한 기회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건 사실이지만, 몇 번이나 찾아오는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유명한 사람들이 깨달음이란 기회는 오니까 기다리라고 하는데, 이것의 뜻은 기회가 오면 잡으면 된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잡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게 나에게 찾아온 유일한 기회일지 모르는데 말이죠.

헤르만헤세 싯다르타 읽는다고 무언가 달라질까?

아니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가 직접 그렇게 살아갈 때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게 헤르만헤세 역시 바라는 점인지 모릅니다.

많은 분들이 인생 추천도서를 읽으면 인생이 달라질 것이라고 믿고 계세요. 아니요. 읽기만 한다면 읽기 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헤르만헤세 싯다르타 책 역시 마찬가지에요.

그렇다면 저는 헤르만헤세 싯다르타 가르침을 어떻게 활용 했을까요? 앞서 말한 것처럼 나에게 깨달음을 주는 사람들의 범주를 가르는 경계를 없앤 것입니다.

멋지게 돈 자랑하는 사람만 아니라, 포장마차에서 오늘 하루 끼니를 위해 장사하는 사장님, 미용실에서 나의 머리카락을 잘라주는 직원, 내가 자주 가는 단골 카페 사장님 모두가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죠.

사실 모두가 나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며칠 전 어느 날도 그랬어요.

서울 명동 어딘가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명동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그날은 명동에 볼 일이 있어서 들렸습니다. 내가 볼 일이 있었던 매장 직원분과 대화가 시작이었어요.

저는 대기시간을 가지고 제가 주문한 제품을 기다리고 있었죠.

조용히 구석에서 책을 읽었어요. 그때 매장 직원이 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아마도 책을 읽는 손님은 거의 처음 봤다는 눈빛이었습니다. ‘책을 좋아하시는 구나. 혹시 어떤 책을 좋아하세요? 가장 좋아하는 책은 뭐예요?’

막상 이런 질문은 사람을 난감하게 만들 수 있는데요, 질문을 듣자마자 떠오른 책이 있었어요. 바로 헤르만헤세 싯다르타 책이었어요. ‘나는 헤르만헤세 싯다르타 책을 좋아합니다. 다양한 책 중에서 요즘 가장 공감하는 책이에요.’

그 말을 듣자마자 위아래로 저를 훑어보셨어요. ‘저도 그 책을 좋아해요. 불혹의 나이에 제격인 책이죠.’

‘아, 제가 얼굴은 좀 그렇지만 불혹의 나이처럼 보이시나요?’ (농담)

‘오오, 아니요. 헤르만헤세 싯다르타 책을 읽기 좋은 때라는 거에요.’

‘저는 이 책을 읽고서 작년에 200~300권 정도 책들을 처분했어요. 책만 그런 게 아니라 인생 여러 방면에서 많은 것을 비우고 있어요. 그게 나의 본질을 바라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꼭 그런 것만 아니에요

고객과 싸우는 직원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거에요. 하지만 저는 헤르만헤세 싯다르타 책을 읽은 사람입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직원이 방금 전보다 작은 톤으로 ‘꼭 그런 것만 아니에요’ 말하며, ‘지금은 비우지 마시고 채워야 할 때입니다’ 이렇게 나지막이 속삭이셨어요.

그 목소리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 말을 하는 순간, 나랑 대화하던 직원이 아니라 바수데바 자아를 가진 사람일지도 모르는 거죠.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책에 나오는 ‘표지’ ‘신호’ 같은 것을 나에게 주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부디 내가 그 신호를 눈치채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어쩌면 내가 계속 비워내는 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는지 모릅니다.

나는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직원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어요. 가르침은 강요할 수 없는 것. 하지만 그것을 잡을 수 있는 건 깨달음을 원하는 사람의 몫입니다.

‘비워야 할 때가 아니라 아직은 채워야 할 때이다.’

오늘도 집에 돌아가면 무엇을 버릴 수 있는지 벼르고 있던 찰나, 바수데바 같은 인물에게 작은 단서를 얻은 거예요.

나는 단식할 수 있습니다

당시 제가 보고 있었던 책은 헤르만헤세 싯다르타 책이 아니었어요. ‘비워야 할 때가 아니라 아직은 채워야 할 때이다.’

이 단서를 곱씹어 보기 전에는 다른 지식과 지혜는 방해가 될 뿐입니다. 보고 있었던 책을 덮었습니다.

나는 ‘계속 새로운 책을 본다는 것을 멈추고’ 단식할 수 있습니다. 보던 책을 가방에 도로 집어넣었습니다.

나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직원이, 아니 바수데바 같은 인물이 남기고 간 단서를 나에게 천천히 가져왔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기 어려운 가르침일테고, 적용되는 범위 역시 나에게만 한정될 수 있습니다.

깨달음이 나타날 때까지 나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깨달음은 변화 가운데서 일어납니다.

채우는 것 또한 이전에는 없었던 것을 가지는 것이니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워내는 것 역시 가지고 있었던 것을 내려놓는 것이니 일종의 변화입니다.

그러면 깨달음이라는 것은 크게 채우고 크게 비워낼 때 깨달음 역시 커질 수 있는 게 아닐까요?

많은 걸 채웠다가 기꺼이 내 의지대로 많은 걸 비워내면 그 사이에서 깨달음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생각하는 건 다음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아주 작은 채우고 비우기를 반복합니다.

음식을 먹는 것도 채우는 것이고, 묵은 때를 벗기고자 샤워하는 것도 비워내는 행위입니다.

어제는 못 봤었던 친구를 오늘 만나는 건 오늘의 기준에서 채우는 것입니다.

어제는 없었던 것이니까. 그리고 매일밤 잠을 자는 건 ‘오늘’이라는 하루를 흘려보내는 비워내기 입니다.

그런데 일상에서 늘 생기는 채우고 비워내는 것에서 엄청난 깨달음을 얻기란 쉽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것들은 익숙하기 때문이에요.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죠.

그런데 무언가 크게 축적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누적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 반대로 비워내는 것에는 필요 이상의 노동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크게 채우고 크게 비워내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는 것, 빈도가 낮다는 거에요.

다시 말해 30줄이 넘은 제가 비워낸다는 것은, 지금까지 채운 것에 한해서 비워내는 것이니 사실 인생의 깊이나 다양성 측면에서 어느 정도 얕고 폭좁은 가르침 밖에 얻을 수 없습니다.

지금보다 더 많이 채우고 또 채워서 지금보다 10배 이상 가득 찼을 때 비워내기 시작한다면 깨달음 조차 커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보다 10배 이상 활기차고, 재미있고, 기쁨 슬픔 분노 즐거움 모두를 더 많이 겪어내며, 인생을 살아내는 거죠.

저에게 이게 왜 인생 깊었는지 말해보자면 비워내기의 단점(?) 같은 게 느껴졌거든요.

비워내니까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건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나만의 원칙 비슷한 것들을 세울 수 있어서 좋고요.

다 좋은데, 비워내니까 앞으로 인생이 좀 재미가 없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뻔히 예상이 되고, 10년 뒤에도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으니까,

내 인생에서 버라이어티가 생기지는 않겠구나 싶은 거예요.

만약 이대로 살아간다면…

아마 나는 이대로 산다면 10년 뒤에도 그 매장에 들려서 나의 몇 안 되는 취미를 즐기고 있을 것이고

시간이 된다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명동을 한 바퀴 도는 것을 즐기고 있겠죠.

나이 40, 나이 50, 나이 60, 나이 70, 나이 80, 나이 90, 나이 100살에도 똑같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바수데바 같은 그 직원의 말을 받아들인다면 나는 더 많이 인생에서 채울 것이고

내 인생은… 예측 불가하죠. 예측 불가하니까 새로운 가능성도 많이 열릴 것입니다.

전기 스파크가 튈 정도로 재미있는 스릴을 즐겨보기도 하고, 생전 처음 보는 사람 집에서 즐거운 식사를 할 수도 있고, 길에서 만난 사람과 함께 돌아다니며 예측 불가능한 재미를 느낄지도 모르죠.

헤르만헤세 싯다르타에서 바수데바가 싯다르타에게 말했습니다. ‘강물에서 무엇을 느끼십니까?’

싯다르타가 번뇌하는 과정에 면밀히 나와요. 싯다르타는 강물에서 많은 걸 느껴요.

자신이 증오하며 배척하고자 했던 모습을 가진 자신을 보기도 하고, 그동안 이해하지 못 하였던 것들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이 모든 게 단일성이었어요. 그게 인생이었어요. 그리고 싯다르타는 달라집니다.

‘나와는 다른’ 과거의 나로서는 내가 그렇게 되리라고 꿈도 꾸지 못 했던 모든 것들을, ‘나’와 ‘다른 사람’ 이렇게 구분 지어서 보는 게 아니라 모두 ‘사랑’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헤르만헤세 싯다르타 바수데바 깨달음

싯다르타 강물에서 그랬듯이

비워내는 세상에서 다시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일, 새로운 모험, 새로운 도전, 새로운 경험으로 가득 찬 세상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었습니까? 저는 이 질문에 YES 라고 답했습니다.

언젠가 헬스장에 등록하려고 상담차 방문했던 곳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전반적으로 축 쳐져 있다’

몸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었어요. ‘차분하다’ ‘조용하다’ ‘욕심이 없다’ 이 정도 뜻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낮은 tension’ 의미를 애둘러 말씀하신 것이었어요. 사실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엄청난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요. 그리고 몇 년이 흘러, 다시 최근 명동에 다녀온 일이 연결됩니다.

당시 헬스장 관장 님께서 해주신 말씀에 대한 해결 방법을 이제야 찾은 것 같습니다.

‘아직은 채워야 할 때입니다’ 여기서 답을 찾았어요.

내가 억지로 나 혼자서 나에게서 뿜어지는 에너지를 높이겠다? 이건 많이 힘들고요, 대신 혼자가 아니라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에너지를 높인다? 이건 좀 말이 될 것 같습니다.

나에게 부족한 것은 사실 나 혼자만의 시간을 구축하는 것과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 사이 적절한 균형이었어요.

바수데바 같은 직원은 저에게서 그 모습을 간파한 것이고, 저는 이제야 그 말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헤르만헤세 싯다르타 바수데바 2

앞으로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요?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확실한 건 지금보다 더 많이 일상에서 더 자주 변화를 추구할 것 같습니다.

새로움 이라는 이름으로 변화를 추구할 거에요. 사람이든 일이든 생활방식이든 어디를 가든.

익숙한 것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것도 있겠지만,

진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싶다면 새로운 것에 바로 들어가면 되지 않을까요?

바수데바 같은 인물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명동에 들렸던 그날, 바수데바 같은 직원과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만간 새로운 바수데바 같은 사람을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행복한 토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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